불교이야기
동지불공
윤법종
2017. 12. 6. 14:45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뱀을 잡기 위해 산에 갔다가 갑자기 뱀이 나타나 손으로 뱀의 허리를 눌렀다하면 너희들 생각은 어떠한가? 이것은 잘한 일이라 생각되는가?”
“아닙니다. 만일 그렇다면 그는 뱀에 물리여 심한 고통을 받다가 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그렇다, 비구들아, 뱀을 보고 먼저 쇠꼬창으로 뱀의 머리를 누리고 다음에 손으로 그 목을 잡아 쥐지 않는다면 그는 결국 뱀에게 물려 죽고 말 것이다. 마찬가지로 너희들이 불법을 이해하는 것도 꼭 이와 같다. 무슨 까닭인가? 하나를 알고 둘을 모르므로, 뜻은 거꾸로 이해되어, 헛된 수고로 무상한 세월만 보내나니, 뱀의 허리를 집었다가 도리어 뱀에게 물려 고생하다가 죽어간 사람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타력신앙이 아니라 자력신앙인 불교의 기도방법은 예를 들어 "부처님, 수능을 만점 받게 해주십시오"가 아니라, " 부처님, 제가 수능을 만점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터이니 도와주십시요"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 세상만사 모든 것이 자신의 마음자리에 달려있다)는 것이 불교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뱀의 허리를 잡는 믿음이 아니라, 바로 불교를 최상승으로 뱀의 목을 누르듯이 믿으라는 비유가 아닐까 합니다. 금년의 동지를 애기동지라 합니다. 음력으로 5일이기 때문입니다. 애기동지 때는 팥죽이 아닌 팥떡을 먹어야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바로 뱀의 허리를 잡고 뱀을 잡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