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과 경제대국

<1> 불사선 불사악(不思善不思惡 )

윤법종 2015. 7. 22. 16:47

不思善 不思惡 (1)

불사선 불사악(不思善不思惡)이란 말은 육조혜능(六祖慧能·638~ 713) 스님의 법어집에 나오는 말입니다. 스님의 법어집에 경(經)이라고 이름붙인 것은 ‘육조단경(六祖壇經)’이 유일할 것입니다. 그만큼 혜능 스님은 중국불교가 낳은 위대한 천재로 또한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습니다. <종광스님의 육조단경강의에서>

혜능대사는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3세에 부친을 잃고 소년시절부터 나무를 해가지고 팔아서 늙은 어머니를 효성으로 봉양했고, 별로 교육은 받은 일이 없었기에 낫 놓고 ㄱ자도 모를 정도로 무식했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이 금강경의 ‘머무는 바가 없이 그 마음을 내라(應無所住而生其心)’고한 한마디에 깨쳤다고 합니다.

만약 이 사람이 이것저것 아는 것이 많았다면 어땠을까요. 오히려 텅 비었기에 맑은 시냇물에 바닥이 보이 듯 청정하고 영혼이 깨끗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떻습니까? 더 알지 못해서 안달입니다. 청정한 영혼에 쓰레기를 쳐넣지 못해서 625난리는 난리가 아닙니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또 학원으로

자, 어떤 사람이 안과박사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박사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사람이 박사라고 하면 모든 것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게 되고, 그 사람은 안과박사라는 우물에 빠져서 그외 바깥세상의 형편을 잘 모르면서 아는 척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박사라고 해서, 경제학자라고 해서, 법조인이라고 해서, 정치인이라고 해서 그들의 각자의 우물에 빠져서 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관찰하면서 그것이 옳다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잘사는 법을 만들어 놓으면 잘살게 되는줄로 알고 잘사는 법을 만들려고 야단들입니다. 시간표만 잘 짜놓으면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다듯이.....

‘머무는 바가 없이 그 마음을 내라(應無所住而生其心)’는 말은 우물에 빠진 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아닐까 합니다. 박사의 시각에서 세상을 보지 말고, 경제학자로서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법조인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정치인의 시각으로만 세상을 보지 말고, 머무는 바가 없이 그 마음을 내라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시각에 끄달리지 말고 그 마음을 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무식한 노행자가 깨쳐서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스승으로 추앙받듯이 저 의심많고 미혹한 뭇 중생들을 부처님과 같은 깨달음으로 이끌어서 각자의 삶을 스스로의 의지로 힘차게 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