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과 경제대국

정개산을 경제성지로 성역화해야 할 이유 2

윤법종 2015. 8. 3. 17:06

 

 

2002년 가을 도지리의 돈사를 개조한 집에 입주한 후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다음해 2003년 4월초파일 부처님탄신일을 마지하기 위해서 동네 전봇대에 연등을 다는데 간첩신고가 들어왔다면서 삐약삐약하고 경찰차가 와서 나의 관등성명을 묻더니 신원조회를 했고 이상이 없다며 그냥 돌아갔습니다.

그 후 다시 이장이 와서 민원이 들어왔으니 연등을 모두 걷으라고 해서 걷게 되었습니다. 이사 온지 육개월도 되지 않아서 쫓겨날 신세를 한탄하면서 저 멀리 앞에 보이는 서울이 가까운 산을 무작정 오르기 시작합니다.

8부능선 쯤에 횡으로 자동차가 다닐 정도의 길이 있어서 그 길을 따라 왼쪽으로 오르다가 행군중인 많은 군인들을 만나게 되어서 그냥 내려가야 되겠다며 돌아서는데 누런 큰 개가 마치 소가 머리로 밀어내듯이 나를 못 내려가게 막았습니다.

그때까지 해도 개가 나의 하산을 못하게 막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저 개를 피해서 내려 가고자만 했을 뿐입니다. 옆으로 피해서 내려갈려고 하면 쫓아와서 머리로 밀었습니다. 또 피해서 내려올려면 밀고 또 옆으로 피해서 내려올려면 또 와서 밀고 이렇게 몇 번인가 아마 대여섯번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였습니다. ‘어, 개가 스님을 못 내려가게 하네.’란 군인들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 소리를 듣고서야 ‘지금, 이 개가 나의 하산을 막고 있구나!!!’하고 내려가던 길을 돌려서 반대편으로 해서 정개산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대략 원적산의 제2봉으로 정개산이며 이 산은 여자산신이 내려와 살고 있기 때문에 여자와 관계된 지명이 이 산 주변에는 많으며 매2년마다 산신재를 지내고 있다는 글이 돌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내가 그릇이 된다면 이 산하에 도량을 점지해주소서.’하고 내려왔습니다. 이 말을 한 날이 2003년 단오일(양력 6월19일?)이였는데 그런데 정말로 그해 8월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이 도량을 계약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서 이 땅을 계약한 것이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인 줄 아느냐면 이 땅의 전 주인이 장호원에 있는 여자축구부 감독이였고 부족한 서류 때문에 학교로 찾아간 일이 있는데 그때 방학 중에도 축구부선수들은 연습하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이 땅을 매수하면서였습니다. 얼마나 잘 풀리는지 이땅으로만 이사 오면 대박이 날줄로만 알았습니다. 마치 꼬인 실이 솔솔 풀리듯 했습니다. 지금처럼 전세물건이 없었던 시대가 아니라 그때는 그것도 시골에서 전세를 빼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때의 집주인은 이땅의 잔금시기를 맞추어서 ‘이 집이 팔렸으니 방을 빼 달라.’는 것입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이 방을 빨리 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이사비용과 손해까지 배상한다면서 방을 빼달라고 하니, 단오날 정개산에서 개가 나의 하산을 못하게 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했습니다.

그해 11월경 이곳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부푼 희망을 안고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엄청 대박칠일만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이 세상 누군들 이러한 조짐들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곳에 부처님을 모신지 오래지 않아서 신도들은 썰물 빠지듯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곳은 절 자리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밭이 아니라 돌밭이였으며 돌들이 얼마나 많은지 지석(支石)리란 동네이름처럼 돌들이 새끼를 치듯이 또 나오고 또 나오고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그 돌을 모아 큰 돌탑을 몇 개씩 쌓을 정도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여기에서 이상한 점은 이렇게 돌탑을 정성스럽게 쌓았는데 돌탑이 누가 발로 차듯이 무너져버린다는 것입니다. 공든탑이 무너진다는 뜻일까요?

하여간 돌이 아니라 돈이 이렇게 많이 나오기를 바라면서 돌들을 캐고 또 캐기를 5년째 되는 2008년 단오일 이쪽저쪽쯤에 어느 날 한 스님이 오셔서 ‘어, 개가 스님을 못 내려가게 하네.’란 나의 말을 듣더니 ‘이뭐꼬.’란 화두를 챙겨주면서 공부 열심히 하라 이루는 바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갔습니다. <계속>